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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내 일로 건너가는 법, 김민철

 

 
 
<책을 읽고 해볼 실천>
 
* 글쓰기
-여행 경험을 통한 일기형 글쓰기
-일을 하며 느낀 힘든점, 성취감을 느낀 글쓰기
 
* 유튜브
* 좋아하는 것 판매?
* 요리 + 어울리는 술 + 음악
 
* 책 읽고 좋았던 문구는 캘리그라피 등으로 남기기
-붓펜을 사자!
 
* 회사에 좋은 사람 남기기
 
* 습관화 하기
-매주 X요일 오전에 책 읽기
-매일 아침 출근 전, X시에 일어나 책 읽기
-매일 XX 언제 글쓰기
 
* 회사를 다니는 시간이 끝나도 내가 좋아하는 일을 계속해 나가기 위한 일 생각해 보기
-블로그,유튜브 ...
 
 
* 회사에서 일을 하며 느낀 나만의 장점 찾기
- 나는 어떤 장점이 있어서 이걸 사업의 어떤 점과 연계하면 좋을까?
EX. 영상 만들기, 내용 정리하여 공유하기, 잘 모르는 정보 설명해 주기
 
* 회사에 좋은 사람 남기기
- 술 만드는 직장인
- 요리하는 직장인
- 주말마다 캠핑 가는 직장인
- 새벽마다 글 쓰는 직장인
- 전국 맛집 기행
 
 
평생 직장은 없으니 어떤 식으로든 일하는 나를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어떻게? 나를 키우는 일을 통해.

그러니까 지금 하는 일을 통해 무럭무럭 나를 키우는 것과 동시에
나 자신을 키우는 일도 병행하는 것이다.

똑같이 회사에서 하루의 절반을 보내더라도 더 잘 자라는 방법은 분명히 있으니까.
 
회사를 다니며 나는 카피라이터였다가
팀장 격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되었고,
틈틈이 글을 쓰다 보니 책을 몇 권 낸 작가가 되기도 했다.
그것을 특별한 개인의 성실함으로 돌려버릴 수도 있지만
그렇게만 생각해버리면 허무하다.
그냥 개개인의 성향 차이로 끝나버리니까.
오히려 내겐 그 성실성에 앞선 다짐이 있다.
바로, 나를 키우는 것을 나의 본업으로 삼자는 다짐.
 
이 다짐을 지키기 위해 오늘도 회사에서는 좋은 팀장이 되기 위해 애쓴다.
쓸데없는 것에 시간과 에너지를 빼앗기지 않고
중요한 일에 기거이 에너지를 쏟을 수 있도록,
그렇게 성공적인 결과를 낼 수 있도록
팀장이 책임을 다하는 팀이다.
 

회사를 다니는 시간이 끝나도
내가 좋아하는일을 계속해 나가기 위해서는
작가로서의 나를 키우는 일에 진심일 수 밖에.

p.9
 
 
 
 
일이 중요하지만 나도 중요했다.
일에서의 성공만큼이나 내 일상 속에서의 행복이 중요했다.
나에겐 '회사에서의 나'를 키우는 일도 중요했지만,
회사가 없을 때의 '나'를 키우는 일도 못지 않은 과제였다.
이 과제들에 충실하다 보면 다른 팀장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답은 정해져 있지 않았다.
그럼 내가 직접 찾아보는 수밖에.
p.24
 
 
 
 
물론 지금껏 어느 정도 무의식을 훈련한 부분이 있긴 했다.
내일 회의를 위한 아이디어가 없다고 해서,
카피가 아직 안 써졌다고 해서 매일 야근을 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회사를 다니는 내내 머리 어느 구석에는
회사 일을 집어넣고 퇴근을 했다.
그럼 남편과 술을 먹다가도 카피가 떠올랐고,
샤워를 하거나 산책을 하다가도 아이디어가 생각났고,
특히 회의시간이 코앞에 다가온 아침 지하철 안에서
아이디어가 많이 생각났다(회의가 이렇게 무서운 겁니다. 여러분)
의식적으로 아이디어를 내야겠다고 책상 앞에 앉아 있으면
하나도 생각나지 않는 아이디어가 딴짓을 하다보면 문득문득
생각나는 것은 아마도 아이디어의 성질이 그러하기 때문일 테고,
내 의식은 그 사실을 알기 때문에 은근슬쩍
무의식에게 일을 미뤄두곤 했는데,
그 버릇이 팀장이 된 후까지 이어지면서 새벽 세 시의 기상으로
나를 괴롭히게 된 것이었다.
p.27
 
 
 
사람 만나는 걸 즐기지 않고,
수다 떠는 걸 피곤해하는 나에게
예외의 대상은 있다.
바로 남편과 팀 사람들.
 
팀 사람들은 나와 하루 아홉 시간을 꼬박 보내는 사람들이고,
남편은 그 나머지 대부분의 시간을 같이 보내는 사람이었다.
그들에게 이야기를 하면 되는 거였다.
 
팀 사람들에겐 작은 고민이라도 생길 때마다 툭툭 말했다.
그럼 팀 사람들이 별일 아니라는 듯이 답을 탁탁 찾아줬다.
뭐 별일 아닌데요?
 

그리고 조금 고민이 필요한 일은
나 혼자 너무 끙끙 안고 있기보다
팀원들을 잠깐이라도 불러 모아서
함께 이야기했다.

 
한명의 머리가 한 개의 문제를 겨우 풀 때에,
여럿의 머리가 합쳐지면 금세 문제도 풀고
어느새 희망의 땅에도 당도해 있곤 했다.
 
그럼 집에 가서 남편과는 오늘 있었던 일들을 안주 삼아
저녁을 먹으면 되는 일이었다.
 
이렇게 순간순간 문제를 비워내도 또 심각한 문제가 있으면
새벽 세 시에 어김없이 눈이 떠지는 걸 안다.
이제는 다시 자려고 애쓰는 대신 마음의 응어리를 살살 풀어본다.
뭐가 문제였니.
그게 이 정도로 부담스러운 일이었니.
자, 그럼 어떻게 풀어볼가.
그렇게 나에게 닥친 팀장의 어려움을 새벽 세 시에 혼자 앉아서
풀곤 하는 날들이 있다.
하지만 이건 혼자만의 어려움은 아니다.
아침이 밝으면 그 문제를 같이 풀어주는,
간밤에 푼 내가 푼 문제의 답이 맞다고 말해 주는,
나에게 용기를 주는 팀원들이 있다.
우선은 그들 뒤를 졸졸 따라가볼 생각이다.
적당히 거리를 유지하면서.
일과 나 사이에 유지하고 싶은 딱 그만큼의 거리를 두고.
p.31
 
// 팀장들이 이렇게 힘들구나.
우리 팀장님도 많은 힘듦이 있으시겠지?
나도 그분에게 큰 힘이 될수 있게 응원을 해드려야겠다. //
 
 
 
 
나는 매일 꿈꾸는 것 같았다.
부끄러움도 모르고 행복하다는 이야기를 선배 앞에서 수시로 했다.
행복하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함께 회사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매 순간 내게 새로운 문을 열어서 있는 줄도 몰랐던 세상을 보여주었으니까.
p.40
 
 
// 나에겐 그 세상이 바로 해외 출장이었다.
다른 팀에서 일할땐 전혀 기회가 없고, 남 일만 같았던 해외 출장.
회사에서 비행기도 공짜로 태워주는데,
해외에서 외국인과 같이 일을 하다니.
일과가 끝나고 난 저녁에는 체력만 된다면 주변 시내도 거닐어보고
호텔에서 멋드러진 침대와 뷰, 조식을 먹으며
여행온 기분도 낼수 있다니.
어줍짢게 배운 나의 외국어 실력도 내뿜어볼 수 있는 기회였다.
다녀오면 항상 외국어 실력을 향상해야 겠다는 의욕이 생겼고,
한국보다 더 나은 해외의 특유의 그 맑은 공기, 날씨로 인해
나의 기분과 얼룩진 나의 마음도 깨끗이 씻겨나가는 느낌이었다.//
 
 
 
(이어서)
그런 즐거움이 있는 줄도 몰랐고, 그런 맛이 있는 줄도 몰랐다.
좋은 날씨에 야외에서 마시는 맥주 맛도 그때 알았고,
재주 연주자들 바로 앞에서 한 방울 삼키면
위스키의 맛도 그때 처음 알았다.
좋은 아이디어를 만나면 머리 꼭대기까지 얼얼해지면
마음이 벌판처럼 웅장해진다는 것도 그때 처음 알았따.
이곳에 머물고 싶었다.
이 사람들 곁에 계속 머물고 싶었다.
내가 그럴 수 있을까? 과연 내가?
p.40
 
 
 
친구의 뒤늦은 도전에는 때마침 만기가 된 내 적금이 톡톡히 역할을 했다.
월급의 힘을, 매달 나오는 돈이 있다는 것의 힘을 그제야 알게 되었다.
정말 이 돈이면 해결된다고?
싶었던 일들도 그 돈이면 다 해결이 되었다.
 
마치 돈 같은 건 중요하지 않다는 표정으로 매 순간 살았지만,
사실 돈이 중요했다.
한 달을 다니면 한 달 치 월급을 받았고 그건 한 달 치 밥과 술과 집과 버스와
영화와 데이트와 취미와 수다와 즐거움이 가능하다는 이야기였으니까.
 
돈이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그 모든 세계가 좋았다.
친구가 시험에 붙었을 때 회전초밥집에 데리고 갈수 있어서 좋았고,
남자친구에게 밥도 사고 커피도 사고 술도 살수 있어서 좋았고,
하루에 몰아서 영화를 네 편이나 봤는데도 잔고 걱정이 없어서 좋았다.
p.42
 
 
우리 팀으로 발령 난 친구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말한다.
"팀장님, 일의 밀도가... 너무 높아요"
"바쁘다, 바쁘다, 예전 팀에서도 말했지만, 이런 식으로 바빠본 적은 없는것 같아요"
매 순간 모두가 한마음으로 여섯 시 퇴근을 위해 전력질주하는 팀이니까 낯설 만하다.
지각변동에 익숙해지려면 그드에게도 시간이 필요하겠지.
그렇게 시간이 흐르면 이런 대화까지 오간다.
"어제 친구랑 통화하다가, 일이 너무 많아서 죽을 것 같다고 그랬더니 묻더라고요.
'그럼 이번 주말에도 회사 나가야겠네?'
그래서 '아니? 주말엔 출근 안하는데?' 대답했더니 다시 묻더라고요.
'그럼 매일 야근하고 있는 거야?' 그러길래
'아니? 퇴근은 여섯 시면 해.' 대답을 하고 났더니 계는 어이없어하고,
저는 바쁜 거 진짜 맞는데 싶어서 막 어울하고."
"흐흐. 야근을 하는 것도 아닌데 여섯 시에 집에 가면 손가락 까딱할 힘도 없지?"
"맞아요. 어젠 집에 가서 그냥 바닥에 두 시간 누워 있었다니까요.
밥 먹을 기운도 없어서"
 
여섯 시에 퇴근을 하지만 웬만해선 평일 약속을 잡지 않는 이유다.
대부분 여섯 시가 되면 하루 치 기운을 모두 소진해버리니까.
내가 나이가 많아서, 체력이 달려서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신입사원도 내게 말했으니까.
p.46
 
// 내 마음을 어떻게 읽었지?
내 상황과 너무 똑같아서, 피식 웃고 말았다. //
 
 
 
마음에 새겨야 한다.
직장인의 3대 즐거움은 워급, 점심시간, 그리고 정시퇴근이다.
앞의 둘은 회사가 챙겨주지만, 정시퇴근을 챙겨주는 회사란 없다.
정시퇴근은 내가, 아니 우리가, 모두 한마음이 되어서 쟁취해내야 하는 것이다.
여섯 시 이후에 술을 마시건 친구랑 놀건 운동을 하건 제빵을 배우건
멍하게 보내건 그건 제가 알아서 할 테니, 오늘은 이만 들어가보겠습니다,
라고 말해야 한다.
말할 수 있는 분위기여야 한다.
저는 제 일 다 하고, 여섯 시엔 떠나겠습니다, 라는 태도를 산뜻하게, 단호하게 보여주는 것.
이것은 내가 내 삶을 주도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니까.
p.51
 
 
 
일을 잘게 쪼개고 난 후엔 추가 작업이 필요하다. 바로 '역산'.
우리 팀은 새로운 일이 들어오면 다 같이 모여 앉아서 달력을 보며 스케줄을 짠다.
역산의 방법으로.
모든 스케줄은 먼 곳에서 가까이 오는 방식으로 짜야 한다.
왜? 당장 일을 시작하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첫 일정부터 살짝 넉넉하게 잡고 싶은 것이 인지 상정.
가까운 일정부터 짜나가다 보면 뒤쪽 일정이 모자라는 사달이 난다.
그러니 반드시 역산해야 한다.
먼 일정부터 느슨하게 짜며 앞으로 오다 보면
지금 당장 일을 시작할 수밖에 없다는 걸 알게 된다.
그렇게 역산하다 보면 당장 우리가 아이디어에 쓸수 있는 시간이 나온다.
p.56
 
 
큰일을 인수분해하고, 역산해서 스케줄을 촘촘하게 짜는 것에 공을 많이 들이는 까닭은,
다시 말하지만 일의 힘을 빼기 위해서다.
일이 높은 파도를 일으켜 우리 일상을 집어삼키는 꼴을 막아야 하는 사람이 있다면
바로 나이기 때문이다.
 
이 모든 비법을 통해 달성해야 하는 목표만 기억하면 된다.
일에게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는 것.
내 일의 주도권은 반드시 내가 가지고 있어야만 한다는 것.
우리에겐 일보다 더 중요한 ( ) 이 있으니까.
괄호 안은 각자 마음껏 채워도 좋다.
p.59
 
 

회사를 다니는 모두에겐 그런 순간이 찾아온다.
그토록 많았던 동료들이 점점 사라지고
길은 점점 더 좁아지는 순간.

시선을 어디로 둬야 할까, 계속 이 길을 걷는 게 맞는 걸까 고민이 찾아온다.
그러다 문득 이 길을 내내 같이 걸어주고 있는 한 사람을 발견하는 것이다.
그 기적과도 같은 존재를.
나에겐 그 존재가 단 한명뿐인 내 동기였다.
 
p.?
 
 
팀장은 결정하는 사람이다.
이 결정이 틀린 결정이면 어떡하지, 라는 걱정이 무엇보다 앞선다는 것도 안다.
결정을 조금만 더 뒤로 미루면 더 좋은 결정이 가능하지 않을까,
라는 도피의 감정도 찾아온다는 걸 안다.
어떻게 아냐고?
그 모든 감정들이 매일, 매 순간 나를 찾아오고 있으니까.
그때마다 나는 한 문장을 떠올린다.
 

"결정을 하고, 그 결정을 옳게 만든다."

p.191
 
 
노력 끝에 당신의 결정을 옳게 만들었을 때
그 짜릿함을 당신이 꼭 즐기길 바란다.
참을수 없게 달콤할 것이다.
p.193
 
 
나를 둘러싼 환경,
매 순간 나에게 가르침을 더 많이 주는 나의 동료들을 바라본다.
J차장은 '시간이 없어서 못 했다'라는 말을 세상에서 없애는 사람이다.
적어도 그녀는 일 앞에서 버퍼링이 없다.
정확한 시간에 자리에 앉아 허리를 세우고 빈틈없이 일한다.
놓치는 일 하나 없이 빠르게 일로 몰입해 들어간다.
 
P차장은 지난 세기의 산업역군처럼 일을 좋아하고 사람을 좋아한다.
많은 일 앞에 겁이 없고, 어떻게든 자기 선에서 기어이 해낸다.
더 큰 책임감을 주면 훌쩍 더 커버린다.
 
H대리는 끝까지 자기 목소리를 낸다.
쉽게 동의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밝힌다.
그렇게 거침없이 일에 자기 색깔을 더한다.
 
L사원은 잠깐만 믿어주면 순식간에 어디까지 클 수 있는지
나에게 보여준 친구다.
선배들의 농담을 받아주다가도 일 앞에서는 신중하고 진지하다.
덕분에 스스로를 콩나물처럼 키우고 있다.
 
J사원은 일 앞에서도 자신의 색깔을, 자신의 속도를 잃지 않는다.
풍성한 취향의 세계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깊이 생각해서 내놓는 아이디어들이 얼마나 기특한지 덕분에 매 순간 또 즐겁다.
p.208
 
 
(취업 준비 중 미술 학원을 다니던 이야기)
그 시간을 건너 회사원이 되었을 때 나는 사진 수업에 마음을 기댔다.
무거운 필름 카메라를 매일 들고 다녔고
출근길에는 수시로 사진관에 들러 필름 현상을 맡겼다.
(다행히 회사 바로 앞에 아침 일곱시부터 문을 여는 사진관이 있었다)
사진 다음에 나를 구원한 딴짓은 불어학원이었다가
도예공방이었다가 또 요리수업일 때도 있었다.
물론 그 모든 시간 내내 가장 많이 구원한 것은 글쓰기였다.

기쁠 때에도 슬플 때에도 맑은 날에도 흐린 날에도
한 줄이든 몇 줄이든 나는 글을 썼다.

그리고 그 시간들이 모여 어느새 나의 딴짓은
'작가'라는 이름까지 나에게 선물해주었고.
p.211
 
 
주말마다 캠핑을 떠나는 광고 감독,
새벽마다 글 쓰는 직장인,
전국 맛집 기행을 다니는 조율사,
아침마다 텃밭 농사하는 팀장,
요리에 너무 진심인 의사,
소설 쓰는 차장님,
술 만드는 선생님,
실제로 본업을 하면서 딴짓을 하는 사람들을
조금만 나열해봐도 이토록이나 다채롭다.
열심히 딴짓을 하는 사람들이 본업에서 얼마나 빛나는 성취를 거둘 수 있는지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p.212
 
 
 
 
회사원이라 딴짓을 할 여유가 없다는 핑계 같은 건 집어치우자.
단언컨대 딴짓을 하기에 회사원보다 더 좋은 신분은 없다.
어릴 대 잠깐 가졌던 꿈을 회사라는 안전망 안에서 펼처보는 것이다.
퇴근 후 꽃꽂이를 배워도,
주말에 목공을 배워도 회사는 우리에게 월급을 준다.
심지어 회사 안에서 브이로그를 찍는 걸 권장하는 회사도 있다.
그러니 안심하고 회사라는 안전망 안에서 최대치의 모험을 떠나보자.
회사를 다니고 있다면, 회사를 활용할 줄 알아야 하는 것이다.
동아리를 지원해주는 제도가 있다면 그것을 활용하는 것도 좋다.
그렇게 야금야금 안 쓰던 근육을 써봐야 한다.
그 근육들이 우리 자신을 일깨워줄 것이다.
어쩌면 내 삶을 내가 원하는 방향대로 나아가게 할 수도 있다고.
p.213
 

 

이미 인생은 일로 가득 차 있고,
인생의 빈 부분을 의미로 채우는 건 스스로 할 일이다.

딴짓을 하다 보면 거기서 또 새로운 미래가 피어날지도 모를 일이니까,

일단 시작해볼까,딴짓.

p.214
 
 
 
 
 

시선을 멀리 두고 상상해보자.
내 60대의 한 장면을

p.227
 
 
 
 

우리 모두는 퇴사 예정자

p.228
 
 
 
 
 
두 가지 방법을 제안해보겠다.
-1단계: 자기를 좀 더 넓은 세상에 풀어놓는 연습하기
-2단계: 돌아와 자기 자신의 마음을 잘 들여다보는 연습하기
 
꽃꽂이,요리,사진,SNS인플루언서,커피,차,공예,글쓰기
운동,동호회 활동 무엇이든지 좋다.
꿈속에서는 몇 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도 될수 있지만,
깨면 채널 개설도 안 한 현실 속 우리가 있을 뿐이다.

하고 싶다면 한 걸음이라도 떼야 한다.

p.232
 
 
그 다음엔 반드시 2단계까지 연습해보자.
자기 마음을 잘 들여다보는 것이다.
뭘할 때 가장 즐거웠는지,
그 경험의 어떤 부분이 자신에게 특히 잘 맞았는지,
계속 물어보자.
스스로에게 '왜?'라고 계속 물으며 스스로의 마음을 탐험하는 것이다.
그 경험의 어떤 측면이 스스로와 잘 맞는지를 물어가는 것이다.
 
회사 일 속에서도 스스로를 잘 들여다보면
아무리 작더라도 자신만의 장점이 존재하는 법이니
그것을 잘 들여다보는 것도 병행되면 더 좋다고 생각한다.
p.234
 
 
 
나를 어떤 미래에 데려다놓고 싶은가?
그 미래로 가는 데 도움을 줄 나의 자질은 무엇인가?
지금부터 발전시키고 싶은 나의 특성이 있는가?
신형철 평론가의 말처럼
"나쁜 질문을 던지면 아무리 좋은 답을 찾아낸다고 해도 우리는 그 다지 멀리 갈 수 없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좋은 질문을 던지면, 비록 끝내 답을 찾아내지 못한다 해도,
답을 찾는 과정 중에 이미 꽤 멀리까지 가 있게 될 것입니다"
그 질문의 답을 찾아가다 보면
우리 자신에 대해 더 깊은 이해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
그 이해를 얻게 되면 '나는 어떤 일을 하고 싶은가?'
와 같은 질문에는 간단하게 답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고.
p.235
 
 
냉정하게 말하자면 나는 그냥 일에서 떠나 아무 생각 없이
흙을 만지는 시간을 좋아하는 거였다.
어떤 의무도 책임도 없는,
그러니까 나의 일상과는 너무 다른 공방에서의 시간을 흠모하는 거였다.
 
 
물론 도예가의 꿈은 사라졌지만, 질문은 사라지지 않았다.
나는 끝없이 질문한다.
미래의 내 일에 대해.
글 쓰는 일을 계속하고 싶다면 어떤 글을 쓰고 싶은지를 생각하고,
지금 당장 내가 할수 있는 일들을 가늠해본다.
왜? 미래의 나는 다른 누구도 아닌 현재의 내가 준비해야 하니까.
현생이 바빠 죽겠지만, 도저히 마음의 여유가 안나겠지만 그렇다고 미뤄놓을 수는 없다.
가볍게, 최대한 가볍게 시작해보자.
미래의 당신을 위한 여러 모험을.
장담컨대 그 모험을 가장 즐거워 할 사람은 현재의 당신이 될 것이다.
p.236
 
 
 

종종 나는 사람들에게 60대의 자신의 모습을
딱 한 장면으로 묘사해보라고 말한다.

시선을 멀리, 더 멀리 두고 상상해보는 것이다.
당신이 가장 도착하고 싶은 60대의 한 순간을.
이 상상은 구체적이어야 한다.
내가 있는 장소, 그곳의 분위기, 같이 있는 사람, 눈앞에 펼쳐진 풍경,
그때 내가 하고 있는 행동까지 최대한 자세하게 상상해보자.
멀리 떠 있는 풍선 같은 꿈이 아니라,
내 손에 쏙 들어오는 조약돌 같은 단단한 꿈으로 바꾸기 위해서다.
 
바닷가에 느긋하게 앉아 있는 60대
누군가는 60대에도 현역으로 열시히 일하고 있는 나를 꿈꿀 수도 있고,
누군가는 그때쯤이면 세상일에서 멀어지고 싶을 수도 있다.
60대의 당신은 이제 막 목공을 배워보고 있는 단계인가?
혹은 젊을 때부터 주말마다 조금씩 목공을 배우다가 60대에는 작은 목공품들을 만들어서 판매를 하고 있는가?
 
이 맥락을 알아야 60대의 삶을 위해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가 구체화되기 때문이다.
60대에 작은 목공품이라도 내 이름으로 팔고 싶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그 취미를 시작해야 한다.
동시에 60대에 목공 취미를 시작해보고 싶다면,
그리고 다른 일은 더 안하고 싶다면 그럴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누가? 바로 당신이. 언제? 바로 지금부터
p.257
 
 
// 나의 경우,마음 맞는 사람들과 같이 모여 도란도란 차도 마시고 커피도 마시고 싶고
해외 휴양지에 가족들과 같이 여행을 가고 싶기도 하고
자연 풍광이 에쁜 지역에 예쁜 펜션을 지어 손님을 맞이하고 싶기도 하다
맛있는 음식을 대접하고 싶고, 예쁜 정원을 가꾸고 있고 싶다.
 
이를 위해선 마음 맞는 사람들을 사귀어 관계를 유지하는 일을 젊을때 해두어야 하고
가족(자식,부모)들과 해외 휴양지 여행을 위해 돈을 많이 벌어야 한다.
예쁜 펜션을 짓는 걸 위해선 인테리어나 건축에 관심을 가져야겠네?
요리도 취미삼아 시작하고, 식물 가꾸는 일을 계속 해야 겠다. //
 
 
 
 

상상 속에 누가 있는지를
면밀히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

그 사람들은 오래된 친구들인가?
혹은 당신과 공동체를 이뤄서 느슨한 가족의 형태로 살고 있는 친구들인가?
미래의 그 장면 속 관계를 해부하다 보면
지금 내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누구인지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지금은 조금 허술해지거나 허물어진 관계일지라도
결국 내가 함께하고 싶은 사람들이 그 상상 속에 존재한다.

결국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관계가
상상 속에서 고스란히 드러나는 것이다.

상상 속 그 관계, 당신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관계를 위해
지금부터 꽃을 피우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우리 사이의 토양을 잘 가꿔야 하는 것이다.
p.258
 
 
 
꼭 해보고 싶은 취미가 있다면
지금부터라도 시간 날 때마다 해본다거나,
친구들과 모임을 조직해보는 것도 도움이 될수 있다.
함꼐 그 꿈을 이뤄가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과 구체적으로 이 꿈 이야기를 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현실의 배를 내가 원하는 미래 쪽으로 조금씩 방향을 트는 것이다.
p.259
 
 
개인적으로 이야기를 해보자면 나는 더 이상 내 방을 가지겠다는 꿈을 미루지 않기로 했다.
이렇게 결정을 한다고 해서 갑자기 없던 방이 하늘에서 떨어질 리는 없다.
그래서 옷방 입구에 아주 작은 책상 하나를 놓고,
지금부터 나는 여기에서 글을 쓰겠노라고 선언했다.
의자 뒤로는 바로 옷장이고,
책상 왼쪽으로는 문이 있고, 책상 오른쪽으로는 청소기와 잡동사니가 있다.
어지러울 수 밖에 없는 주변 환경으로 시선이 분산되지 않도록 스탠드 불 하나를 켜두었다.
물론 널찍한 거실의 책상을 두고 그 작은 구석에서 뭐하는 짓이냐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이상하게도 이곳에서는 시간이 안전하게 흐른다.
딱 내가 원하는 모양으로 시간이 빚어진다.
이 공간의 평수를 굳이 따지자면 한 평 정도?
하지만 나에게 꼭 맞춰진 한 평이다.
이 한 평에서 나는 내가 살고 싶은 미래를 지금 살아버리고 있다는 기쁨을 누린다.
온전하고도 순수한 기쁨이다.
 
원하는 60대의 한 장면을 상상해보라는 이야기가 어쩌다 보니 너무 길어졌다.
하지만 그 장면이 당신의 일에, 퇴근 후 시간에,
취미생활에, 가족과의 대화에, 친구와의 관계에,
무엇보다 나 자신과의 관게에 나침반이 될 것이다.
당신의 미래를 조금 더 당신이 원하는 쪽으로 이끌어 줄 것이다.
그 어떤 것에도 믿음이 부족한 나이지만,
이것만은 명확하게 믿고 있다.
p.260
 
 
 
 
22년 9월 28일 초판 1쇄 발행
22년10월4일 초판 2쇄 발행
 
 
<책 속에 소개된 작가, 혹은 책>
김하나,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김하나, 퀸즐랜드 자매로드
김하나, 힘빼기의 기술
김하나, 당신과 나의 아이디어